2021년 개봉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F9: The Fast Saga)*는 인기 시리즈 분노의 질주의 아홉 번째 메인 넘버링 작품입니다. 극한의 액션, 빠른 자동차, ‘패밀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리즈를 이어온 이 작품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스케일과 화려함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습니다. 특히 도미닉의 과거와 그의 동생 제이콥의 등장, 우주까지 뻗어 나간 자동차 액션은 이번 시리즈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 장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의 전체 줄거리와 주요 캐릭터 변화, 액션 연출, 그리고 시리즈에서 본 작품이 가지는 위치를 중심으로 심도 있게 리뷰합니다.
도미닉의 과거, 가족의 균열 그리고 새로운 적
이번 작품의 시작은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가 가족과 함께 은둔 생활을 하며 조용히 살아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전 시리즈와 달리 폭력과 자동차로부터 떨어진 그의 모습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평온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미스터 노바디가 보낸 구조 요청이 도착하면서 다시 한번 도미닉과 그의 팀은 세계를 구하기 위한 작전에 뛰어들게 됩니다.
이번 작에서 가장 큰 변화는 도미닉의 동생, **제이콥 토레토(존 시나)**의 등장입니다. 제이콥은 도미닉의 동생이지만,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둘은 갈라졌고, 제이콥은 국제적인 요원이자 범죄자가 되어 나타납니다. 그는 미스터 노바디의 기술인 ‘아리스’를 탈취하려 하며, 세계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로 부상합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도미닉의 과거를 회상 형식으로 풀어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과 형제 사이의 갈등이 현재의 이야기와 교차되며 도미닉의 내면을 조명합니다. 이 ‘가족 간의 균열과 화해’는 이번 시리즈의 핵심 테마로 자리 잡고 있으며, 단순한 자동차 액션이 아닌 감정적인 무게감을 더합니다.
상상 그 이상의 액션, 우주로 간 분노의 질주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매번 “이보다 더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만들며 액션의 스케일을 확장해왔습니다. 이번 더 얼티메이트에서는 그 정점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장 화제가 된 장면은 단연 우주로 날아간 자동차 액션입니다. 로만(타이리스 깁슨)과 테즈(루다크리스)는 비행기 개조 자동차를 타고 지구 궤도 밖으로 나가 위성 기지를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 장면은 현실성은 낮지만, 영화가 구축해 온 ‘과장된 현실’의 연장선으로 관객에게 오락적 카타르시스를 안겨줍니다.
뿐만 아니라, 자석을 활용한 추격전, 자동차를 로프에 매달아 절벽을 넘어가는 장면 등 시각적으로도 신선한 아이디어가 다수 적용되어 있습니다. 특히 차량을 활용한 액션이 시리즈의 본질인 만큼, 자동차 자체가 ‘무기’이자 ‘플랫폼’으로 진화했다는 점은 액션 장르의 실험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물리 법칙을 무시할 정도의 액션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오히려 이를 즐기는 것이 이 시리즈의 본질입니다. 영화는 더 이상 ‘현실적인 액션’보다는 ‘만화 같은 오락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는 특정 관객층에게는 강한 만족감을 줍니다.
캐릭터의 귀환과 세계관 확장
이번 작품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한(성강 분)**의 귀환이 중요한 전개 포인트입니다. 한은 도쿄 드리프트 이후 시리즈에서 사망한 것으로 처리되었지만, 실제로는 미스터 노바디의 도움으로 살아남았고, 이후 그림자 속에서 비밀 임무를 수행해 왔다는 설정이 밝혀집니다.
한의 복귀는 시리즈 팬들에게는 큰 감동 포인트이며, 그의 등장은 도미닉 일행의 팀워크와 감정적인 중심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새로운 인물인 엘(안나 사와이 분) 역시 등장해, 한의 보호 대상이자 ‘아리스’의 핵심 정보를 가진 존재로 활약합니다.
이 외에도 숀, 트윙키, 얼 등 도쿄 드리프트의 인물들이 다시 등장해 오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그리고 쿠르트 러셀의 미스터 노바디, 헬렌 미렌의 퀸니까지 다양한 세계관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시리즈의 확장성을 실감하게 합니다.
악역 제이콥 역시 단순한 악인이 아닌, 형과의 갈등과 오해 속에서 동기를 지닌 인물로 묘사되며, 후반에는 새로운 연대를 암시하기도 합니다. 이는 이후 시리즈에서 다시금 캐릭터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깁니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액션과 감정, 스케일과 서사를 모두 아우르려는 욕심 많은 작품입니다. 현실을 뛰어넘는 액션, 과거 캐릭터의 복귀, 새로운 가족 서사까지 결합되며 팬들에게는 큰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물론 호불호가 존재할 수 있지만, ‘분노의 질주’ 특유의 에너지를 좋아하는 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블록버스터입니다. 시리즈의 전환점이자, 팬을 위한 축제 같은 작품, 지금 바로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